2016년 3월 16일 수요일

ShirO의 [커피동화] 2화. 엄마의 인제라


ShirO의 [커피동화]
2화. 엄마의 인제라

멀고 먼 옛날.
거대한 산들이 머리 위로 끝없이 터져 솟아오르면.
그칠 줄 모르는 뜨거운 재들은 내리고 또 내려 억 겹을 쌓았다.
오랜 시간을 지나 보내며 서서히 드러난것은
붉게 미소 짓는 드넓은 대지의 얼굴.
생명의 토양은 모든 것을 내어주며
푸른 숲과 대지를 두 팔로 안았고.
그 땅 위를 뛰며 내달린 인간들은
비옥한 감사의 땅. 카파라 이름 지었다. 

그 고원의 어느 깊은 숲 언저리.
칼디네 집 마당에 태양이 떠오른다. 

벌써 엄마는 물 긷고 빵 구워 여섯 식구 아침을 준비했고.
아빠는 형, 누나들을 추려 산으로 일하러 가건만.
밤새워 퀭한 눈, 칼디만 혼자 남아 엄마와 실랑이다. 

"절대 안 돼! 산양들은 오늘 누가 먹이라고?"
"어제 많이 먹여서 오늘은 해놓은 풀들 먹여도 된단 말이에요~"

아침 댓바람부터 궁금하면 못 참는 골칫덩이 막내는
자기가 먹으면 밤새 잠이 안 오고, 
양들이 먹으면 미쳐 날뛰는 이상한 체리를
무엇이든 알고 있는 산속의 칼렙 아저씨에게 가져가겠다고 난리다. 

"아니 네가 만나러 가는 그 칼렙이라는 인간은 산속에 혼자 사는 불한당이라고!"
"하지만 이 빨간 열매를 먹어본 사람은 그 아저씨뿐일걸요?"
"아니 안 먹으면 될 걸 왜 궁금해서 난리니? 
엄마 지금부터 저녁준비 해야 해귀찮게 하지 마"
"엄마 양들이 숫자가 늘어서 낮은 언덕 풀들만은로는 배불리 먹지 못한단 말이에요
먹지 말라고 해서 안 먹는 녀석들도 아니구..."
이것은 거짓말. 9살부터 양을 먹인 칼디는 자기만 아는 풀더미를 서너 곳은더 안다. 

"게다가 그쪽은 절벽도 가팔라서 위험하단 말이야"
"괜찮아요. 제일 힘이 센 앙가를 데려갈게"
"푸르르르럭"
멀쩡히 풀을 먹던 우두머리 산양 앙가. 갑자기 먹던 풀을 토해내며 헛기침이다. 

"앙가라면 어느 높은 곳도 다녀올 수 있겠지만 네가 떨어져 다치면 어떻게 하려고.."
"엄마 나도 이제 다 컸어 이것봐"
다리와 양팔을 벌리고 작은 알통을 불끈 불끈해대며 깡충깡충 땅에 발길질해댄다. 

"하여간 너 팔꿈치, 무릎, 엉덩이, 얼굴, 머리 한군데라도 터져오기만 해봐라!"


우두머리 산양 앙가는 등 고삐를 꼭 쥔 칼디를 태우고 달린다.
끝없이 이어진 높은 절벽.
펄쩍 펄쩍 시원스레 뛰어 오를 때 마다
통 통 옆구리에 가죽 주머니도 덩달아 튄다.
사나운 엄마가 싸준 큼직한 인제라 빵은
아끼고 아꼈다가 배고플 때 먹어야지. 

칼날 같은 돌산, 높은 언덕 꼭대기는
건기 때 산양들이 풀을 뜯으러 오르는 식량 창고였으며
온 갖 맹수들을 피해 달아나는 곳이기도 했다. 
숲 속에서 홀로 수행을 하며 지내면서도
넓은 세상 다 가본 듯 뭐든지 알고 있는 비밀스러운 탐구자,
이상한 칼렙아저씨가 사는 데 이기도 했다.

(계속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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